• 메신저에 대하여
  • 2011. 3. 4. 14:40
  • 예전엔 사적인 용도로 메신저를 많이 사용했었다. 초창기 icq라는 메신저가 나왔을때 얼마나 신기하던지. 세계 여러 나라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어서 그때는 진짜 모르는 외국 사람한테도 막 쪽지가 오고 대화도 나누고 그랬다. 가물가물한 기억이지만 이란인가 하여간 그 동네 총각이 쪽지를 보내와서 조금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사진도 전송해줬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웃긴다 ㅋㅋ 어떻게 문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오오~하는 메시지 알림음이 참 경쾌하고 재미있었던 기억도.
    후에는 엠에쓰엔 메신저가 대새. 그땐 개인 홈페이지들이 유행하던 시절이라 온라인으로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었고 메신저로 하루가 멀다 하고 수다를 떨었다. 진짜 같이 사는 가족보다도 내 일거수 일투족을 더 잘 알았던 온라인 친구들. 뭐해? 밥먹어. 화장실 갔다 올께. 티비 보고 있어 등등 그냥 모든 생활이 대화 소재였다. 밤새도록 온라인으로 수다를 떨기도 하고 우르르 한방에 모여 채팅을 하기도 했다. 그 땐 중독이라 느껴질만큼 심각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꽤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후에 네이트온 메신저도 잠깐 사용해 봤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 컴퓨터엔 더이상 메신저가 깔리지 않았다.
    요즘은 공적인 업무로 메신저를 많이 사용한다. 학교에는 이미 왠만한 공지사항은 메신저로 알린다. 사실 수업중에 띵동 띵동 울려대는 것이 신경쓰이기는 하지만 난 전화통화보다는 메신저로 일처리 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런에 무슨 부탁을 한다거나 업무상 연락했을 때 참 답변하는 스타일들이 다양하다. 보낼 때마다 네^^ 하고 이모티콘을 붙여 답장을 해주는 경우는 받는 사람도 기분이 좋다. 그런데 내가 제일 찝찝할 때가 뭐좀 해주세요 했을 때 답장으로 말줄임표가 붙어서 오는 경우나 단답형인 경우다. '네... 알겠습니다.' 라던가 '알았어요' 라는 식은 왠지 쌀쌀맞아 보인다. 말줄임표가 붙는 경우는 왠지 부탁을 들어 주기 싫은데 억지로 하는 거요.. 라는 뉘앙스가 느껴진다. 붙이는 사람은 습관적으로 붙이는지 모르겠지만 받는 사람은 꺼림직하다.
    사실 얼굴은 무표정하면서 핸드폰 문자나 메신저 보낼때 습관적으로 ㅋㅋ, ㅎㅎ을 하기는 한다. 안붙이면 뭔가 화난 것 같이 보인다. 이건 나만 그런가? 좀 가식적으로 보여도 ^^ 이나 ^.^라는 이모티콘이 붙어 있으면 받을 때 기분이 좋다. 요즘은 교장, 교감선생님도 이런 이모티콘을 종종 사용하시는데 그럴 땐 꽤 귀여워 보이기도 한다.
    말줄임표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말줄임표의 정확한 개수는 여섯개이다. 이건 초등학교만 졸업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거다. 점 여섯개 찍고 다음에 마침표 찍으면 되는 거다. 그런데 지난 해 학교 문집 하면서 열여덟개반 선생님들이 보낸 학급문집중에서 단 한 곳도 제대로 말줄임표가 표시되어 있지 않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여섯개 찍는게 귀찮았던 거야? 그런 거야? 그리고 쓸데없이 말줄임표 넣은 문장은 왜 그렇게 많은지. 뭐 아무튼 그랬단 얘기. 이 글의 주제는 무엇인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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