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가 좋은 사람을 좋아합니다. 얼굴이 예쁘고 잘 생긴 것도 좋지만 제가 사람을 판단함에 있어 호불호를 가리는 중요한 조건 중에 하나가 바로 목소리이지요. 남자라면 약간은 도시적이고 스마트한 음성을 선호합니다. 너무 굵거나 허스키하고 낮은 목소리는 좋아하지 않아요. 예전에 아주 어렸을 적에 서울에서 내려온 -_- 사돈의 팔촌 쯤 되는 오빠를 알고 있었는데 그 목소리에 반해서(물론 얼굴도 멋졌지요 ㅎ) 목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떨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후론 그 비슷한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 보았지만 쉽게 찾아지지 않았고, 결국 만나게 된 저의 남편은 -_- 그 목소리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네요. 사실, 다른 사람들은 우리 신랑 목소리가 참 좋다고들 얘기하고, 객관적으로 들어도 좋은 목소리 축에 들기는 하지만 제가 원하는 목소리는 아니거든요. 어딘가 약간 아저씨같달까.. 지나치게 형식적이랄까.
여자라면 맑고 곱지만 지나치게 높지 않은 음성을 좋아합니다. 요즘은 박보영 목소리가 참 이쁘더군요. 남자들의 허스키 보이스는 별로지만 여자들의 카랑카랑한 음성은 좋아합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손녀딸 목소리가 참 매력적이더군요. 어린 아이지만.
저같은 경우에는 스스로 목소리가 좋다고 느낀 적이 별로 없었어요. 오히려 작고 낮은 목소리가 컴플렉스라면 컴플렉스였지요. 학창시절에도 발표를 한다던가 할때에는 항상 안 들린다는 타박을 받기 일쑤였고, 그래서 사람들이 '뭐라고?" 하며 되묻는 반응이 제일 짜증이 납니다. 그런 저에게 내 목소리가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것이 고등학교 수련회 사건(?) 이었습니다. 수련회에 가서 촛불 의식을 할 때 낭독할 사람을 선정해야 하는데 선생님이 목소리 좋은 친구를 추천하라고 하더군요.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는데 친구들이 제 이름을 부르는 것이었어요. 허걱.. 깜놀. 결국 나와 다른 한 친구로 좁혀져 투표를 한 결과 당당히 -_- 제가 뽑혔답니다. 그래서 남들 다 촛불 의식 하는 동안에 저는 옥상에서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목소리가 작은 편이라 어디 가서 말하는 걸 별로 즐겨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막상 이제는 하루 종일 남들 앞에서 말하는 직업을 하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 하네요.
여러분은 어떤 목소리를 가지고 계세요? 또 어떤 목소리를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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