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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box/like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야기

by 알쓰 2007. 12. 29.
책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닙니다. 통속적인 연애소설이나 눈물샘을 자극하는 로맨스 소설은 아예 싫어하는 편이구요. 예전에는 오 헨리같은 단편집을 주로 읽었어요. 워낙 끈기가 부족해서 장편소설은 시작은 해도 끝내기는 힘들었죠. 픽션 보다는 논픽션을 좋아하고 읽어서 지식을 늘일 수 있는 상식서 같은 책을 좋아합니다.

그런 제가 딱 맘에 들어하는 작가가 바로 베르나르 베르베르 입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은 소설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논픽션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아주 황당하기도 하지만 또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해요. 저는 그의 작품 중에서 '뇌', '타나타노트', '천사들의 제국' 그 외 단편집을 조금 읽었고 지금은 '나무'를 읽는 중입니다. 그의 책들은 사실 하나의 나무에서 뻗어나가는 줄기와도 같습니다. 모두 어떤 공통된 뿌리를 가지고 있지요. 그가 가지고 있는 내세관이라던가 인간관이 그의 거의 모든 책에 투영되어 있습니다.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에 읽다 보면 웃음이 나기도 하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신기하기도 하죠. 그는 세상을 아주 미시적인 관점에서 보기도 하고 또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기도 합니다. 천사들의 제국을 읽을 때는 정말 사후에 그런 세계가 존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끊임없이 우리는 태어나고 또 죽고를 반복하는 것입니다. 바로 전생과 윤회의 사상이 그의 책에 담겨 있지요.

제가 그의 이야기에서 가장 재미있게 생각하는 부분은 우주의 관점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장면입니다. 그의 책에는 외계인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 외계인은 우리 지구보다 훨씬 발달된 문명을 가지고 있고 우리보다 훨씬 몸집도 큽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이라는 생물을 잡아다가 우리에 키우기도 하고 애완동물로 기르기도 하죠. 실험실에 넣고 실험도 해 봅니다. 우리가 동물들에게 하는 것과 똑같은 거죠. 어쩌면 우주라는 관점에서 볼 때 우리 지구, 인간이라는 존재는 정말 그렇게 하등한 존재일 수도 있습니다. 뭐 비관적인 생각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또다른 관점을 제시한다고 생각하고 싶어요. 결국 베르나르가 말하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또다른 관점에서 보면서 자신의 존재를 더 각성하고 깨달아야 한다는게 아닐까요?
 
오랜만에 좋아하는 책을 읽다 보니 주절주절 말이 길어졌네요.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밖에 나가기가 더 힘드네요.
참, 저는 며칠전에 방학을 했답니다. 이제 폐인모드 돌입이에요 ㅋ
연말에 한 해 정리 잘 하시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