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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어떻게 부르지?

by 알쓰 2006. 3. 3.
내 경우부터 말하자면 난 '오빠'라고 부른다.
이건 우리가 대학교때 만나서 선후배 사이로 지냈기 때문에 뭐 어쩔 수 없이 입에 붙어버린 케이스랄까.
그리고 많은 부부들이 오빠, 동생으로 시작해서 여보, 당신으로 간다지 않은가 ㅋㅋㅋ
뭐.. 여보, 당신으로 부를 날이 올지는 모르겠소만, 애 낳고서도 오빠라고 부를 수는 없겠지?
그래서 어떤 아줌마들은 남편을 누구 아빠도 아닌 그냥 '아빠'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더만.. (친정아빠랑 같은 자리에 있으면 둘 다 돌아볼꺼 아니냐구 -_-)
개인적으로 '누구씨'라고 부르는 커플이 젤 신기하다. 그렇게 부르면서 정이 들 수 있을까? <-순전히 주관적인 관점이니 오해 마시길 ㅎㅎ
뭐 둘 사이에 호칭은 아무래도 좋다. 말그대로 둘 사이의 호칭이니까.
그런데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할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나같은 경우 친구들이나 가족들한테는 그냥 '오빠'라고 칭한다. 시댁 식구들한테도 그냥 '오빠가요..'라고 말한다. 별 태클이 없으셔서 다행스럽지만^^
직장이나 사회생활로 알게 된 사람들에게는 '신랑'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것도 입에 붙은지는 몇 년 안되었다. 처음 '우리 신랑이요..'라고 말할 땐 어찌나 쑥스럽던지. (무슨 꼬마신랑두 아니구 ㅎㅎ)
그렇다고 '우리 남편이..'라고 하기엔 뭔가 전남편스럽고.. (<-도대체 무슨 이유? ㅎㅎ)
남자들은 부인을 다른 사람한테 얘기할 때 '집사람'이라는 말도 자연스럽고(요즘은 집에 있는 집사람을 보기가 힘들지만), 당당히 영어로 '와이프'라고 해도 하나도 안 이상한데, 여자들이 '우리 허즈번드가 말이야..' 라고 하면 얼마나 웃기겠는가. -_-
내가 들은 남편에 대한 가장 고상한 호칭은 '그 사람' 이다.
'그 사람이 글쎄..' <- 이 얼마나 시적인 표현인가? ㅎㅎ 실제로 교직에서 만난 제일 천사같고 상냥한 샘이 자신의 남편을 저렇게 호칭하곤 하셨다.
(비슷한 표현으로는 '그이'가 있겠지.. 이건 왠지 좀 구시대적인 호칭인듯 ;;)
뭐.. 내가 비슷하게 할라치면.. '그사람' 대신에 '그인간' 정도로 살짝 바꿔주시는 쎈스가 필요하겠지? ㅋㅋㅋ
빨랑 아이가 생기면 '누구 아빠'라고 호칭하기도 편한텐데 말이지.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유부녀 여러분!
댁의 남편을 제3자에게 어떻게 호칭하십니까?


참참, 예전에 '보고 또 보고' 에서 김지수가 남편의 옛명칭이 '사랑'이었다고 정보석을 '사랑~~~'이라고 부르던 기억이 새록 떠오른다.
우리도 남편에게 '사랑~~' 이라고 부르는 건 어떨까? (우웨에에에에~엑 ㅎㅎ)